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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왜 ____을 시작하게 되었나 - 마음가짐 본문

사담

나는 왜 ____을 시작하게 되었나 - 마음가짐

eeatgirl 2024. 10. 25. 17:35

 

안녕 나도 이제 티스토리 있다. (드디어)
 

서점 가는 길

 
 
마음 잡고 앉으면 30분 만에 끝날 일을 3년을 미뤘다. 아니 어쩌면 더 오래됐을까.
 
글을 읽고 쓰는 게 취미라 말하던 때가 있었다.
생존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도 없던 일터에서 돌아와 뜨끈한 구식 노트북을 잡고 써 내려가던 내 동화는 으레 내가 벌인 모든 일이 그래왔듯
바래고 시들어져 지금은 명을 다한 노트북 C드라이브 속에 잠들어있다.
 
 

번역 - 바꾸어 옮기는 것

 
최근 한 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으로 째끄만 반도가 들썩거렸다.
 
견문이 바늘구멍 만치 좁은 나에게는 낯선 이름이었지만
한 때 텍스트와 사랑에 빠져 본 적 있는 나로선 마음이 동 할 수밖에 없는 뉴스였다.
얼마나 책에 대단한 것을 담았길래 그런 엄청난 상을 받았데..
 
코시국도 끝난 마당에 여전히 책과는 거리두기 중인 나는
어쩌면 이 동한 마음이 다시 먼지 쌓인 책들과 우정을 돈독히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하고 들떠
괜히 한 강 작가님 관련 기사들만 뒤적거리게 되는 것이었다.
 
그러던 와중 어디에서 읽었을까.
 
"노벨문학상 수상작을 모국어로 접할 수 있는 것은 아주 큰 행운이다."
 
오..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.
 
작가가 고심하여 골랐을 단어들과 그로 인해 만들어진 텍스트의 생명력.
그 생명력을, 전혀 다른 법칙을 가진 언어로,
전혀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설득시킨 번역가의 능력.
 
한창 독서에 흥미를 붙였을 때 고전문학이 유독 좋았던 이유는
그 문장이 가지고 있던 딱딱한 문체 속 묘하게 숨겨진 그 생명력 때문이었다.
 
작품에 담긴 작가의 마음을 한 껏 머금고
각 단어들이 가지고 있는 힘을 온전히 담아낼 그릇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
이 얼마나 멋진.. 탐험가들인가!
 
아직도 얼얼한 뒤통수를 부여잡으며 결심했다.
죽이 되든 밥이 되든 진밥이 되든 고슬밥이 되든 일단 나도 떠난다! 번역의 세계로!
 
우선 내 배낭에 들어 있는 것은..
평균치 보다 조금 높은 듯 하지만 그렇다고 어디 자랑스럽게 내놓지는 못하는 미약한 영어 실력과..
야밤에 뒷산으로 탐험을 계획하는 초등학생 정도의 마음가짐이지만.
 
그래도 잃을 게 없는 도전이다. 무서워할 이유가 전혀 없는.
 

우선은 쉬운 것 부터.. 고심해서 고른 내 도전작들.

 
 
아무튼 취사버튼은 눌러졌으니 밥숟갈이라도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.
올해가 끝나기 전 사진 속 두 권의 원서를 나만의 그릇에 담아내보는 것이 첫 번째 목표.